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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기시츄부터 노견시츄까지 (햇님이 이야기)
    강아지 여러 이야기해정~ 2023. 5. 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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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시츄~노견시츄까지

     

     

    우리 햇님이는 2003년도인가~2004년도인가 그쯤에 생후 2개월 때

    가정집에서 분양받아온 녀석인데 우리 태봉이와 햇콩이의 엄마이자

    우리 집 시츄 1호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던 녀석이다.

     

     

    내 기억으로는 2002 월드컵 이후 그다음 해에 데려온 것 같은데 

    오래돼서 가물가물 할 정도로 세월이 벌써 이만큼이나 흘렀다.

     

    지금은 물론 내 곁에 존재하지 않지만 생후 2개월에 내 품에 안겨서

    2003년생이라 할 때 17세에 떠나게 된 시츄 햇님이.

     

     

     

    우리 햇님이는 뭐랄까 시츄의 정석이라고 봐야 할 정도로 순둥이였다.

    아기 때부터 귀엽지만 여아라 얌전했었고 시츄답게 겁도 무진장 많았으며

    헛짖음도 없어서 항상 너무 조용하지만 둥실둥실 둥글한 성격에

    주변 사람들이 다들 너무 이쁘다며 탐낼정도로 두리뭉실한 녀석이었다.

     

     

     

    나도 이때 시츄는 처음 키워본 것이라 시츄라는 품종이 이렇게 사랑스러운 

    품종인지 전혀 모른 채 키우게 되었는데 정말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을 정도로

    시츄라는 견종의 매력은 그냥 늪이었었다.

     

     

     

    시츄는 사랑이라 했던가.

     

    그 말에 너무너무 공감하고 동의한다.

     

    키워본 사람들은 시츄만 키운다 할 정도로 매력적인 녀석들인데

    우리 햇님이는 정말 주변인들이 탐할 정도로 사랑받는 녀석이었다.

     

     

    시츄는 멍청하다?

     

    시츄들 대체로 머리가 나쁘다고 하는데 내가 키워온 시츄들은

    햇님이부터 햇님이 아가들 햇반이.햇콩이.태봉이 전부 머리가 

    나쁘지 않았었다. 

     

     

     

    무엇 때문에 멍청하다며 머리 나쁘다고 하는 건지 물론 푸들이나 리트리버

    이런 애들에 비하면 나쁜 것은 맞다.

     

    하지만 배변 가리고 앉아, 엎드려, 오른발, 왼발 할 정도면 멍청하다고 하면

    안되는 것 아닌가?

     

     

     

    숫자를 알아야 하고 물건 이름을 알아야하고 시장도 봐와야 똑똑한 것일까?

     

     

    그냥 내가 키워보니 시츄들은 그저 게으를 뿐이고 식탐 많을 뿐이고

    귀찮음이 많을 뿐이다.

     

     

    시츄의 매력

     

     

    내가 키운 시츄들은 다 귀찮을 때 강요에 의해 마지못해 움직이면 얼마나

    귀여운지 보고 있으면 막 아프게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미친 듯이 사랑스럽다.

     

     

     

    둥그런 얼굴에 땡그란 눈에 기다란 속눈썹이 매력적이고

    전체적으로 포동한 느낌에 유연성 있는 말랑한 체형

    매력적인 털 빠짐이 적은 털코트와 붓꼬리까지 귀여움의

    동글동글한 이미지에 걸맞게 성격도 동글하고 순둥 하여

    아이 있는 집에서도 아이와 함께 키우기 적합한 품종이라

    그동안 가정집에서 많이 키워진 시츄의 매력에 그만 

    퐁당 빠져서 지금까지도 우리 태봉이에게 허우적거리며

    태봉이만 바라보며 살고 있다.

     

     

     

    태봉이가 태어나기 전 우리 햇님이는 집에서 시츄여왕으로

    대접받고 금이야 옥이야 어화둥둥 이쁨 받으며 살았었다.

     

     

    아가씨 때는 털도 길~게 길러서 매일 이쁘게 빗질도 해주고

    머리도 묶어주고 공주대접받으며 살다가 아기 댕댕이들

    낳고 나서는 두리뭉실 아줌마댕댕이가 되어 의젓해지고

    깊이 있는 댕댕이가 되었으며 노년기엔 견생을 아는듯한 

    기운을 풍기며 해탈한 댕댕이로 살았었다.

     

     

     

    성격이 순해서 평소에 티도 안 내고 앓는 소리도 안 내던 녀석이라

    그래서 혹시나 병을 앓고 있었어도세심히 보지못해 알지못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무지개다리 건넌 햇님이

     

    울 햇님이가 생전에 앓던 고질병은 늘 피부병에 눈질환이었고

    생명이 위험한 큰 질병은 따로 없었기에 17세까지 잠만 자다가

    그렇게 자연사 하여 무지개 다리를 건너게 되었다.

     

     

     

     

     

     

    죽음이란 게 쉬운 죽음은 없나 보다.

    우리 햇님이 떠나기전 3일이나 호흡곤란으로 괴로워했었다.

    너무너무 순둥이였는데 우리 햇님이 떠날 때 조금만 덜 

    힘들어했음 얼마나 좋았을까.

     

     

    숨쉬기 힘든 고통을 갑작스레 맞이해야 했던 햇님이의 괴로운 모습과

    원래의 순둥이성격답게 버티고 견디려 하는 표정들이 생각나 

    아직도 그때의 모습을 떠올리면 마음이 아파 눈물이 난다.

     

     

    떠나기 전 몸속에 쌓인 것들을 다 배출하고 간다고 하던데

    울 햇님이는 장이 안 좋았던 건지 피설사를 배출하였었다.

     

     

     

    돈이 부담스러워 영양제를 띄엄띄엄 먹였었는데 

    꾸준히 유산균이라도 잘 먹였더라면 저런 피설사를

    안 했을 거란 생각에 후회심이 들었다.

     

     

    영양제의 필요성

     

    영양제가 비싼 똥이라고 하는 사람들.

    소화흡수율이 떨어지는 노견에게 안 먹이면 저런 결과를 초래한다.

     

     

    그때의 죽음의 냄새란 여성이 생리 중에 풍기는 피비린내랑 차원이 다르다.

     

     

     

    배 속에서 진탕 되어 배출된 악취 가득한 피비린내가 가득한

    죽음의 피설사였었다.

     

     

    울 햇님이 장이 썩은 것처럼 그랬기에 나는 꾸준히 유산균을

    안 먹인 것에 후회를 했었다.

     

     

    그 외에도 종합비타민, 오메가 3을 같이 꾸준히 먹였었더라면

    우리 햇님이 잠만 자다가 그렇게 떠나지 않았을 텐데..

     

     

     

    자는 시간보다 깨어있는 시간이 훨씬 더 많았을 텐데...

    중국산 간식 따위 그만 사 먹이고 영양제를 시 먹였더라면

    우리 햇님이 더 이쁜 모습  활동하는 모습 오래오래 볼 수 있었을 텐데...

     

    이런저런 아쉬움이 가득한 노년기의 햇님이였다.

     

     

    기본적인 영양제는 먹여줄걸 하는 후회심이 제일 컸다.

    영양제 먹는다고 뭐가 달라지나 싶어 아까워했었다.

     

    요즘 나는 태봉이가 심장병이라 영양제를 이것저것 

    필수로 먹이는 중인데 확실히 깨어있는 시간이 

    늘긴 늘었고 활동할 수 있는 에어지가 생긴 것처럼

    활발해지는 모습에 맛동산 같은 대변도 눈에 띄게

    달라지는 모습을 확인하게 되니 더 후회심이 드는

    햇님이 노년기였다.

     

    잘 안짖는 햇님1

     

    너무 많은 아쉬움이 있었던 햇님이 노년기지만 17년 동안

    정말 많은 사랑을 듬뿍 받았던 햇님이 였는지라 내 사랑을 다

    가져간 녀석이어서 좀 더 잘 돌보지 못했던 미안함에 후회스러운

    날들이 있었어도 행복했던 추억들이 더욱더 많아

    내 마음속에 저장된 햇님이와의 모든 일들이 가슴 따뜻하게

    저장되어 있기에 무지했던 날 스스로 자책하지 않게 지탱해 주었던 것 같다.

     

     

     

    아직도 눈을 감고 생각하면 생생히 기억나는 우리 햇님이

    짖는 목소리가 떠오른다.

     

    우리 햇님이는 짖는 게 정말 드문데 짖을 일이 있으면

    갑자기 짖는데 짖는 이유는 따질 때 짖는다.

     

     

    언제 따지냐고 한다면 태봉이가 개싸가지 없게 엄마 햇님이한테

    덤빌 때?

     

    앙앙앙앙앙앙~~!!!!!!

     

    거리며 따지는데 얼마나 웃기는지.. 떠오르는 기억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터져버릴 정도다.

     

     

    그리고 또 언제 짖냐면 아들 태봉이와 딸 햇콩이랑 치는 장난이

    너무 신나면 짖는다.

     

     

    앙~!!! 앙~~~!!!! 앙~~~~~~!!!!

     

     

    신나서 흥분되어 짖으면 아들 태봉이랑 딸 햇콩이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왜 저래?? 그러는 듯 쳐다본다.

     

     

    잘 안짖는 햇님2

     

    한 번은 너무 안 짖어서 문제 될 때까 있었다.

     

     

    청소한다고 현관문을 열어두었었는데 당시 원룸에서 자취할 때이고

    햇님이도 7세쯤인가 되었을 때이다.

     

     

    잠시 열어두고 막 청소를 하다가 기분이 쌔~~~ 하면서 돌아보니

    방이 텅 비어서 햇님이가 보이지 않았다.

     

    방이 원룸이었던지라 단칸방임에도 보이지 않았던 햇님이에

    열어둔 현관문이 보였고 큰일 났다 싶은 생각에 문도 

    부랴부랴 밖으로 햇님이를 찾아 동네를 막 돌며 가슴 졸인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아무리 찾아 헤매고 햇님아!!!!!!햇님아!!!!!!불러봐도 개 짖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혹시나 예쁜 녀석이라 누군가 데려간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에 애가 타들어만가고 한참을 헤매다 결국 찾자 못한 채

    집에 돌아올 수밖에 없었는데 가슴이 불안과 자포자기가

    뒤섞여 진탕 된 채로 자취방에 돌아왔는데 여전히 빈방을 보니

    속이 상해 눈물이 왈칵 터져 버렸었다.

     

     

    두 번 다시 못 볼 거란 극단적인 생각에 사로잡여 어떻게 하나

    생각하다가 일단 다시 나가서 찾아보아야겠다고 정신을 

    추스르고 다시 나가서 찾았는데 결과는 또 빈손으로

    홀로 자취방에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청소한다고  문 열어둔 것이 너무 미친 듯이 후회가 되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강아지를 잃어버리나 보다 싶은 생각에

    시간을 마구 돌려서 문 열어 두기 전으로 되돌아가고만 싶어 졌었다.

     

     

     

    거의 이제는 자포자기식으로 앉아있다가 한 번만 더 찾으러

    나가보다 싶은 생각이 또 들었고 이번에 나가기 전 소변이 

    마려웠기에 화장실 들렸다가 찾아 나서려고 생각하며

    화장실에 갔는데 햇님이와 딱 두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너무 놀래서 내 눈앞에 버젓이 있는 그것도 빨래통 안에서

    웅크리고 멀뚱멀뚱 쳐다만 보고 있는 햇님이;;;;

     

     

     

     

    이넘의시끼가 그렇게 불렀는데!!!!!!!!

     

     빨래통 안에서 엎드려있다니!!!!!

     

     

     

    야!!!기집애야!! 대답을 해야 할 것 아니야~~~~!!!!

    거리며 화를 냈고 난 안도감에 햇님이를 끌어안고

    엉덩이 몇 차례 팡팡 때려준 뒤 또 펑펑 울어버렸다.

     

     

     

     

    청소한다고 이불을 다 치워버렸더니 푹신한 곳을 찾아간 게

    빨래 바구니였나 보다.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던지. . .햇님이 눼 이뇬!!!!!

     

     

     

    정말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했던 경험이었다.

     

     

    햇님이의 임신과출산

     

     

    우리 햇님이는 태봉이와 햇콩이 그리고 햇반 이를 낳은 

    엄마 댕댕이인데 첫 임신과 출산 때는 몰라서 못 챙긴 실속

    두 번째부턴 햇님이 스스로 챙기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다.

     

     

     

    사람도 임신을 하면 먹고 싶은 음식이 있을 것이고 먹기 싫은

    음식이 있을 것인데 나는 왜 개도 그런 것이 있음을 고려하지 않았을까?

     

    우리 햇님이 처음에 주는대로 먹고 때 되면 낳고 했었다.

     

    임신기간이 사람과 달리 두 달밖에 안되는지라 고려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내가 예뻐만 하고 너무 안 챙겨주었는지 두 번째 임신부터는

    스스로 몸을 챙기는 햇님이었다.

     

     

    어찌 된 일이냐면 집에 사과 한 박스가 선물로 들어왔던 적이 있는데

    박스포장도 풀지 않은 사과박스를 우리 햇님이 스스로 박스를 뜯어서

    사과하나 꺼내 씻지도 않은 사과를 반쪽이나 갉아먹고 남긴 적이 있다.

     

     

    새콤달콤한 사과가 당겼던 것일까?

    임신 중이라?

     

     

    또 한 번은 생명존중이 부족했던 당시에 쉽게 홈플러스에서 토끼한쌍을

    무책임하게 사 와버린 적이 있는데 신기한 마음에 들여다봤던 게 잘못

    이었던 건지 어미가 새끼를 돌보지 않아 결국 새끼가 죽게 된적이 있었다.

     

     

     

    난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에 묻어주려고 상자에 고이 담아 한쪽으로 빼두었고

    밤새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상자는 열려있고 새끼 사체는 사라져 있었는데

    그 모습에 설마하면서도 혹시라도 방구석에 새끼사체가 있지 않을까 싶어

    온 집안을 대청소하며 찾고 있을 때였다.

     

    하지만 청소를 아무리 해도 사체는 보이지 않았고 보이는 거라곤

    커튼 끝에 묻은 핏자국뿐이었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믿고 싶지 않았던 현실이었고 확인해 보고

    싶지 않았던 현실이었으며 아무것도 모른다는 순진무구한 눈빛이라

    외면하고 싶었지만 차마 어쩔 수 없이 햇님이 입냄새를 맡으며 확인해

    보게 되었는데 역시나 범인은 햇님이었다.

     

     

     

    입에서 풍겨오는 피비린내.

     

    죽은 새끼토끼로 임신 중 보양식으로 알아서 몸보신을 한 녀석..

    순둥순둥한 해맑은 눈으로 생고기를 섭취한 햇님이를 보니

    그동안 토끼를 보았던 그 눈빛이 이런 의미였구나 싶은 생각에

    햇님이를 보며 차마 웃을 수 없었다.

     

     

    난 너무 청정지역에서 착각하며 살았나 보다.

     

     

    먹이로 보고 몸보신할 기회를 노렸던 햇님이가 내가 알던

    그 순둥이가 맞나 싶었다.

     

     

    이때까지 난 햇님이에게 날고기를 줘본 적이 없어서

    새끼토끼를 먹은 햇님이가 거북해지기도 했었다.

     

     

     

    한편으론 개들도 임신을 하면 사람처럼 먹고 싶은 게 있구나

    싶으면서 괜히 미안해졌다.

     

    좋은 거로 보양식 좀 사서 먹일걸~

    삼계탕이라도 해줄걸~

     

    사료만 주면서 아기강아지를 낳으라고 했다니 내가 

    잘못했구나 싶었다.

     

     

     

    이후로 토끼들은 다른 곳으로 보내고 앞으로는 두 번 다시 쉽게

    생명을 돈 주고 사 오지 말아야겠단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끝까지 책임지지 못함을 깊이 반성하게 되었다.

     

     

     

    햇님이는 이후 자신의 존재감을 깊이 각인시켜 주면서 귀여운 아가들을

    낳게 되었고 모성애로 열심히 키웠는데 태봉이 녀석이 개싸가지 없이

    덤비고 이겨먹으려 드니 괘씸했던 건지 그때는 같이 짖으며 

    앙앙앙앙앙앙~~!!!!!!

    화내며 따지는 햇님이다.

     

     

     

    겉모습도 귀여움 덩어리지만 하는 짓도 귀여움 덩어리인 시츄!!

     

     

     

    유기견 중에서도 유독 시츄만 눈에 들어오고 시츄들 눈빛과 표정만

    보일 정도로 시츄에 콩깍지가 제대로 씐 나.

     

     

    시츄는 사랑이란 말 괜히 나온 것이 아니더라.

     

    앞으로도 태봉이 이후 계속 강아지를 키운다고 한다면

    나는 또다시 시츄를 키울 것이다.

     

     

     

    아기시츄부터 노견시츄까지 17년세월 함께한 햇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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