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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화장터와 메모리얼스톤, 너희들을 기억하며. .1강아지 여러 이야기해정~ 2023. 5. 2. 18:00728x90728x90SMALL
사고뭉치 햇콩이 이야기
그동안 반려가족으로 함께 살며 미움과 사랑이 범벅된 있었던 사고뭉치 우리 햇콩이를
함께한 지 12년 세월을 끝으로 영원히 작별하게 되었다.
콩이는 반려견이지만 가족들 사이에선 그냥 사고뭉치 골칫덩이로 밉상인 존재였지만
한편으론 강아지특유의 사랑스러움에 사랑도 같이 받으며 그렇게 왁자지껄하게
부대끼며 살던 녀석이었다.
얼마나 사고뭉치였냐면 혼날까 겁은 먹으면서도 보란 듯이 엿을 주었는데
늘 햇님이와 태봉이랑 같이 함께 챙겨주고 함께 생활함에도 유독 보. 란. 듯. 이
침대에 오줌은 기본이었고 야외에서 볼일을 안 보고 꼭 사고 쳐서
차를 똥차로 만들기 일쑤였던 녀석이었다.
데려고 나와도 일부러 이불이나, 차에 대. 소변을 보았고 안 데리고 나오면 미친 댕댕이가 되어
이빨이 부서져라 물어뜯어내려 하였고 걸리적거리는 방문은 발톱으로 벅벅 긁어버리는데
하다가 지치면 잠시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고 누가이기나 해 보자는 식으로
끝장을 보려는 그런 성격의 햇콩이 였었다.
한 번은 이방, 저 방 다 전용화장실로 만들까 봐 안전문을 방문마다 설치해 둔적 있는데
외출 후 집에 와보니 안전문에 머리가 끼어서 미동조차 없이 엎드려있더라.
순간, 목이 졸려 죽은 줄 알고 심장이 덜컥 내려 앉아었는데
다행히 소형견이라 목은 졸리지 않았는지 목이 끼인 상태로
꼬리만 미친 듯 흔들어대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쉰 기억이 있다.
성격이 지랄 맞아도 아주 지랄 맞았던 우리 햇콩이.
심장병에 걸려 거위기침을 컥컥하며 힘들어할 때까지
집요와 집착의 미친 댕댕이로 살았던 녀석.
귀여운 외모와 사랑스러운 몸짓과는 다른 똘끼 충만 악마댕댕이 계집애였다.
아마도 사랑을 독차지 못해서 질투가 심한 녀석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어쩌라고
자꾸 귀여운 모습과 달리 엿만 주야장천 던져주는 건지 알 수가 없었고
그런 햇콩이를 불신하게 되면서 두고 나가도 불안~데리고 나가도 불안~
하나도 믿음이 가지 않아 매일 콩이 녀석과 싸워야만 했고 그게 일상이었다.
우리 태봉이는 햇콩이가 사고 칠 때마다 내가 못 본 사고는 나에게 와서 이른다.
예전에 태봉이 어릴 적에 한번 햇콩이가 범인인데 태봉이를 혼낸 적이 있다.
그래서 그런 건가 싶기도 하지만 웃긴 녀석들 자기가 그런 거 아니라고 태봉이는 와서 이르며
어필하고 콩이는 구석에서 내 목소리가 커지며 혼날까 봐 눈치만 살피고 쭈그러져 있다.
태봉이의 엄마이자 햇콩이의 엄마인 햇님이에게 하소연을 참 많이 했었다.
햇님아~니는 왜 낳아도 저런 애를 낳은 거니?
그렇게 물으며 쳐다보면 멍? 말인지 전혀 못 알아듣는 마시마로 같은 표정으로
쳐다보곤 했던 햇님이다.
내손으로 탯줄 잘라서 태어난 순간부터 함께 살아온 녀석들 이건만 햇콩이 녀석은 이쁨반 구박반 인생이었다.
그런 녀석이 어느 날부터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쁜 짓만 하기 시작했다.
원래 강아지웨건(개모차)에 태워 산책하면 개모차에다 똥을 떨어뜨리고 차에
태우면 차에다 똥을 떨어뜨렸으며 품에 안고 이동하면 안긴 채로 똥을 떨어뜨리던
녀석이었었는데 콩이 계집애가 참 잘했었던 똥 떨어뜨리기를
어느 날부터 멈추고 소변도 배변판 위에서만 볼일 보기 시작했다.
얘가 왜 이러는 걸까? 갑자기 정말 왜 착한 짓만 하는 걸까?
그래도 그동안 당한 게 있어서 여전히 믿음이 안 가지만 혹시나 싶은 생각에
방문마다 있던 안전문도 철거해 주었었다.
만일 이방 저 방 난장판 해놓음 다시 안전문 설치를 해버려야지 마음먹고 치워주었는데
햇콩이 녀석은 그럼에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심지어 외출하고 들어와도
사고 한번 치지 않고 반겨주었고 이쁜 짓만 하며 변화된 모습만 보여주었었다.
안쓰럽게도 거위기침을 하고 목에 가시라도 걸린 것처럼 컥컥거렸던 햇콩이가
어느 날부터 기절을 하고 금세 일어나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얼굴로
날 쳐다보며 지낼 때 이 기절증상이 점점 자주 일어나게 되는데 나는 그때 당시
너무도 가난하고 빚에 허덕이며 가정경제로 최악의 상황일 때 감히 햇콩이를 병원에 데려가
치료해 줄 엄두도 못 낼 정도로 힘든 시절이었다.
돈이 없어서 동물병원비에 대한 부담감과 콩이가 심장병이란 걸 알지만 완치가 안된다는 말에
이미 포기한마음으로 그냥 미안하다고 말로만 사과를 하며 그렇게 시간만 흘러 보냈었었다.
점차 기절빈도가 잦아졌고 콩이가 호흡도 가팔라지면서 폐수종 의심증상이 나타나서야
숨이라도 편하게 쉬게 해줘야 한단 생각에 산소발생기 대여를 신청했고
다행히 산소방안에 들어가 있으니 푸른빛의 불안한 혀색깔이 분홍빛으로 다시 돌아오기에
한시름 덜며 이제 괜찮냐고 물으며 그렇게 나 좋을 대로 생각해 버리는 나였었다.
콩이는 잠시 좋아졌을 뿐인데 산소방 대여가 처음이라 익숙지 않는 기계소음이 거슬렸지만
병원에 못 데리고 가도 산소방이라도 대여해 준 거에 다행이다라고 스스로 생각했다.
콩이는 산소방이란 걸 그렇게 딱 3일을 사용하고 그 보드라웠던 몸이 뻣뻣하게 굳어져
바짝 마른 초점 없는 눈을 다 감지도 못하고 그렇게 싸늘해져서 마주하게 되었는데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정말 억장이 무너지지다 못해 내 목구멍이
칼로 후벼 파내이는 고통이었고 나도 그날 콩이를 품에 안고 그렇게 무너져 내려버렸다.
떠나려고 그동안 이쁜 짓만 한 걸까?
무언가 느꼈던 걸까?
못해주고 외면했던 것들이 내 숨통을 조여왔다.
괴로워서 숨죽이며 울 수 없었다.
너무 아파서 엉엉 목청껏 울어버렸다.
건물이 떠나가라 악을 지르며 그렇게 울다가 신랑에게 전화를 했더니
일하고 있는데 어떻게 집에 오냐고 한다.
가족이 죽었는데 못 온다는 신랑.
그러면서 대뜸 던지며 하는 말이 개 죽었다고 일하다 중간에 가냐?
너무 실망스러웠다.
콩이는 나에게만 가족이었나 보다.
한집에서 12년을 살았는데 나에게만 반려가족이었다.
나와 달리 콩이를 대하는 인식이 다름에 너무나 실망스러웠고 신랑이 원망스러워졌다.
헤어지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저런 인간과 사는 게 싫어질 정도로 미워졌다.
나는 사고침에 구박하더라도 애정과 사랑도 함께 갖고 있었는데 신랑에겐 햇콩이는 그냥
단순히 미운개. 꼴 보기 싫은 개. 딱 거기까지였었나보다.
신랑 따위 필요 없다 생각하고 딱딱히 굳은 햇콩이를 기억하고자 마지막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두었다.
이날 동생이 조카 데리고 콩이소식을 듣자마자 집에 달려왔는데 참 신랑이랑 비교가 되더라.
역시 등 돌리면 신랑은 남일수 밖에 없구나 싶었다.
동생과 조카 앞에서 눈물이 멈춰지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계속 울었다.
그리곤 얼아있다가 약간 진정이 된 상태에서 강아지 장례업체를 찾아보았다.
불법 장묘업체 주의
반려견의 죽음에 대해 미리 알아보지도 미리 준비해놓지도 않았기에 강아지장례업체를
찾다가 강아지장례에 안 좋은 내용도 보게 되었는데 바로 '불법 장묘 업체'로
여러 마리를 한 번에 화장시키고 유골이 섞인 상태로 아무렇게 쓸어 담아
정직하게 화장한 것처럼 내 강아지의 유골인 것처럼 하는 질 나쁜 업체가
있다는 것이다.
개별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무더기로 화장을 시키고 속이다니
정말 신중히 알아보아야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어떤 곳은 차가 없거나 갈 수가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반려견사체만 픽업해서 데리고 가 화장한 후 sns로 결과를 알려주는 곳도
있다고 하는데 중요한 건 그곳조차 반려인 앞에선 하얀 장갑을 끼고 예의 갖추고
정성을 다할 것처럼 하다가 막상 돌아서면 죽은 반려견을 함부로 취급하면서
기만하는 곳이 있다고 한다.
이동식 화장하는 곳도 있다고 하던데 딱 보기에도 불법 같았고 아무리 동물이지만
영원한 이별을 하는데 이동식 화장? 그건 아닌 것 같았다.
내 부모 형제도 그렇게는 안 보낼 텐데 동물이지만 한 지붕아래 십 년 넘게 함께 살아온
내 가족이기에 마지막에 보낼 때 직접 두 눈으로 보지 않고는 어느 곳도 믿을 수 없을 것 같았다.
햇콩이의 장례식
시설이 좋지 않아도 두 눈으로 단독화장인지 확인가능한 곳 위주로 알아보다가
어느 한 곳에 전화를 걸었다.
근데 황당한 것은 가까운 곳을 찾다가 전화를 어느 장례업체에 걸었는데 끔찍한 말을 듣게 됐다.
픽업하게 되면 다음날 가지러 올 수 있고 그 시간 동안 사체를 그냥 두는 게 신경이 쓰이면
냉동실에 보관하라는 말을 들었다.
깜짝 놀랄 말이라 너무 놀라서 어떻게 내 강아지를 음식보관하는 냉동실에 넣을 수 있냐고 따졌다.
끔찍한 말에 상상만 해도 혐오스러워졌다.
어디서 내 반려견을 개고기 취급인 건지 가정집 냉장고는 용도가 그런 용도가 아니다.
전용 사체보관실도 아닌데 그런 말을 들으니 역겨워졌다.
불법업체도 있고 이런 걸 듣고 나니 픽업은 아니구나 싶어서 눈물범벅이더라도
직접 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동생차를 타고 그렇게 화장터로 찾아가게 되었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 가깝고 단독화장도 되며 유골을 눈으로 확인이 가능한 곳이어서
이곳으로 결정하고 찾아가 보니 약간 외각에 위치해 있긴 하던데 내가 사는 지역에서
가까운 화장터였고 직접 가보니 시설은 크게 나 빠보이지 않았다.
나는 화장터에 내 발로 도착하고서도 콩이의 죽음이 믿어지지 않아 연신 화장터상담사에게
우리 강아지 안 죽은 거 아니냐고 다시 살아날 수도 있지 않냐고 살아있는 애 화장하면 어쩌냐며
말도 안 되는 소일하면서 한 번만 더 죽은 게 맞는 건지 확인해 달라 요청했고 상담원은
내가 왜 못 믿는지 아는지 다시 확인해 준다고 하며 장례준비하러 콩이를 데리고 어느 문으로 들어갔다.
콩이가 마지막까지 기저귀를 차고 있었는데 데리고 들어갔던 장례지도사? 가
기저귀에 마지막 대변을 확인했고 콩이 상태도 죽은 상태임을 확인했다고
말하는 순간 참았던 눈물이 또다시 넘쳐흐르기 시작했다.
받아들이기 너무너무 힘들었다.
죽은 거 아는데 이미 평소 집요했던 햇콩이 성격에 악착같이 살아남을 것 같아
혹시나 살아나지 않을까 하는 판타지 영화처럼 헛된 기대를 한건 아닌지
결국 이게 현실이구나 콩이가 정말 떠나버렸구나 하는 생각에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참담함에 참을 수가 없었다.
추모실에서 추모하는 시간을 주던데 막상 도착해서 보니 며칠간 밥도 못 먹고 떠난 콩이가
마음에 걸렸고 화장터에 간식하나 챙겨서 오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웠는데 콩이 옆에
사료 한 줌이 같이 놓여 있어서 집에서 먹던 사료는 아니었지만 그나마 안심이 되더라.
이제 유리창 건너 화장을 진행하게 되면 생전의 모습은 지금이 마지막이겠지 싶었고
콩이의 장례식에 구박만 했던 신랑은 같이 안 오고 평소 예뻐해 주던 내 동생과 울 조카 그리고
콩이의 동생인 태봉이가 마지막길 배웅을 해주었는데 태봉인 낯선 곳이라 두리번거리기 바빴다.
콩이의 싸늘한 모습이 이상한지 왜 저런 모습으로 누워있나 하는 듯 어리둥절한 얼굴로 배웅해 주더라.
강아지들은 죽음이란 거를 인지를 못하는 걸까?
평소와 다른 이상함에 꼭 뭐지 뭐지? 하는 느낌이랄까..
여하튼 콩이의 마지막을 배웅해 주면서 먼저 가 있으라고 나중에 나중에 무지개다리 건너
우리 다 같이 다시 만나자라고 그렇게 인사를 남긴 후 화장하러 가는 모습 끝까지
배웅해 주었고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화장이 끝났다는 말에 다시 추모했던 방으로 들어가니
유리창 너머 콩이가 처음 들어갔던 누워있던 모습 그대로 유골이 되어 나타났는데
두상모습과 작은 유골사이즈 유골만 보아도 우리 햇콩이인 모습에
다시금 진정됐던 눈물이 순식간에 차올라버리게 되었다.
처음 화장터에 콩이를 데려와 장례절차를 듣고 관이나 수의, 분골 후 유골은 어떻게 할지
상담을 하는데 콩이의 대한 미안함이 너무나 컸기에 내 마음 편하고 싶어서
기본적인 관이라도 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관은 묻을 것 아니고는 굳이 의미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분골 후 유골은 이것도 내 마음 편하자고 메모리얼스톤으로 제작해 버렸는데 처음엔 좋았다.
콩이가 예쁜 모습으로 내 곁에 있는 것만 같았고 슬픔과 괴로움, 자책으로 물들어
덕지덕지 묻어있는 내 마음에 위안이 되었기에 처음 콩이를 떠나보내 뒤 힘내고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나중에 얼마나 많이 후회했는지 모른다.
메모리얼스톤으로 분골 한 유골에 어떤 약품이 추가가 되는 건지 몰라도
꿈에 딱 한번 나타난 콩이가 잔뜩 굳은 채 엎드려 불편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던
꿈을 꾸었는데 편안한 모습이 아닌 불편해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이었다.물론 콩이가 떠난 후 바로 내 꿈에 나타난 것은 아니다.
-나머지 이야긴 강아지 화장터와 메모리얼스톤, 너희들을 기억하며.. 2에서..
그리운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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