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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음 겪어보는 강아지 죽기전 증상 ( 햇콩이와의 마지막 이별이야기 )
    강아지 심장병 이야기해정~ 2023. 4. 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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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이의 심장병이 부담스러웠던 나.

     

    원래 내 곁에는 총 3마리의 시츄가 함께하고 있었는데
    두 녀석이 떠나고 지금은 아들 태봉이 한 녀석만 내 곁에 남아있다.

    엄마 햇님이는 16세의 나이로 잠만 자다가 자연사 하였는데
    딸 햇콩이는 12세의 나이에 햇님이 보다 먼저
    심장병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너게 되었고  몇 달 뒤
    뒤이어 햇님이도 잠만 자다가 어느 날 햇콩이 따라무지개다리를 건너게 되었다.

    울 햇콩이 태봉이처럼 심장병이 있었어도 내가 아무것도 못해줬었다.
    아직 12년밖에 못 살았었는데 병원문턱은 커녕 병원 근처도 못 갔었다.

    콩이때는 형편도 최악이었지만 일단 병원비부터 너무나 큰 부담이었고
    앞으로 매일 하루 2번 12시간마다 약 먹여야 하는 것도 부담이었다.
    심장약을 먹여도 완치는 안된다는 수의사말에 결국 나는

    심장약을 먹일 시도조차 하지 않았었다.


    내가 한 거라곤 폐수종 증상으로 호흡곤란이 왔을 때

    한 달 동안 산소발생기 대여한 게 다였는데
    그마저도 울 콩이는 딱 3 일쓰고 그렇게 내 곁을 떠나버렸다.

     

    심장병 증상으로 거위기침하며 컥컥거리다 힘들어하면 미안함에
    !말로만 병원에 가자 콩아~불렸고 내 주머니 사정으로 결국 약한 번 못 먹이고

    무지개다리로 떠나보낸  딸 햇콩이.

    심장병이란게 완치가 안 되는 무서운 병인데 가뜩이나 비싼
    동물병원약을 왜 먹여야 하는지 왜 검사를 해야 하는 건지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리고 그 당시 나는 어차피 심장약을 먹여도 오래 못살거라 생각했고
    심장병은 내가 어쩌지 못하는 거고 동물병원비도 내 선에서 벗어난 거라

    여기고 자기 합리화를 하였었다.


     

    계속 거위기침만 하다가 어느 날부터 비명을 지르며 잦은 실신, 기절도 하는데
    그래도 금세 벌떡 일어나주길래 금방 일어나서 다행이라고만 생각했었다.


     

    무지개다리 건너기 하루전


     
    하지만 실신이 너무 잦았고 떠나기 2~3일 전부터 밥도 외면하고 물만 먹었었는데 
    떠나기 하루 전에는 배가 많이 고팠는지 그나마 간식 다섯 알과 츄르를 동그래진 눈으로
    허겁지겁 받아 먹다가 속이 불편한지 바로 다시 외면해 버렸었다.


    결국 이날 간식 다섯 알과 츄르 약간 먹은것이 마지막 끼니가 되었다.

     
    지금 우리 태봉이 한테는 밥을 안 먹으면 사료라도 갈아서 강급을 하고 있다.
     
    이 당시에 나는 왜 이런 생각조차 못했던 걸까?
    이미 콩이의 생존을 포기하는 마음이라 그랬던 걸까?


    나는 더 오래 함께 살아가기 위한 살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았었고 
    그냥 무지개다리로 떠나기 전까지 산책시켜 준 게 다였다.
     
    심장약을 먹이지 못한  미안한 마음도 있어서 좋아하는 산책이라도
    많이 실컷 시켜주자 싶어 강아지웨건(개모차) 구입해서 다이어트를

    핑계 삼아 매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1시간씩 데리고 나가 걸으면서
    콧구멍 바람만 열심히 쐬어주곤 했었다.


    그것마저도 내가 우선시되어서 콩이는 뒷전이었다.

     

     

    햇콩이와의 이별.


     
    함께 살면서 사고뭉치의 유별난 성격이라 혼도 많이 나고 구박도 많이 받았지만
    콩이가 스스로 이별이 다가옴을 알았던건지 어느 날부터 사고 한번 치지 않았다.

     

    자기 생각 절대 잊지 말고 평생 하라는 뜻인 건지 떠나기 전까지
    안쓰러울 정도로 예쁜 짓만 하는 착한 녀석이 되어 주었었다.


    내 가슴과 내 기억에 잊지 말아달라고 깊이 심어주고 싶지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떠나기 하루, 이틀전날 처음 맡아본 이상한 냄새가 났다.


    뭐라고 표현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이런 게 죽음의 냄새인 것인지 냄새만으로 떠날 때가 임박해졌다고
    알 수 있을 만큼 콩이 입에서 못 맡아본 악취가 났었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기이한 기분을 느끼며 금방이라도
    떠날 것만 같아 불안 속에 주말을 보냈었다.


    은연중 알겠더라.


    지금 콩이한테서 보여지는 모습,냄새 이런것들이 죽기전증상이고
    죽음이 임박해져 왔다는것을 처음겪어보는 것인데도 기이한 기분이었다.


    주말쯤, 떠날 것처럼 상태가 안 좋았었는데 월요일아침 출근해야 되는 날이왔고
    또다시 나는 내 편한 쪽으로 오늘하루도 괜찮을 거야라고 생각해 버렸다.
     
    사실 출근 따위 하고 싶지 않았었는데 혹시나 싶어서 정말 곁에 있어 주고 싶었는데
    내 주머니 사정이 정말 최악이라 하루라도 빠짐없이 벌어야 했기에 
    우리 콩이 괜찮을 거야~라며 마지막까지 외면하고 말았다.
     
     
     
    대여한 산소발생기를 켜두고 산소방 안에서 숨을 편안히 쉬면서 있으라고
    산소방에 콩이를 넣어두고 콩이의 혀 색깔이 푸른빛에서 핑크빛으로
    돌아오는 걸 확인한 뒤 그렇게 난 집을 나섰다.
     
    마지막으로 배웅해 주고 싶었던 걸까?
    떠나는 모습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월요일까지 버틴 것일까?

    그날 아침에 콩이는 산소방에서 나와 엄마 햇님이 옆에서 기대 누운 채
    그렇게 무지개다리 넘어 홀로 떠나가 버렸다.

     
     

    햇콩이의 떠나기 몇일전 마지막 나들이

    후회뿐인 날들.

     


    이날 울 햇콩이 컨디션 최고로 좋았는데 울 콩이 기분이 엄청 좋았었던 사진이다.


    죽음이 임박해오면 컨디션이 정말 좋아진다고 했던가?


    이렇게 예쁜 사진 남겨놓고 그러고 며칠뒤 갑작스레 떠난 녀석..
    내겐 너무 아픈 손가락인 울 콩이..


    그날 점심때 콩이의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집에 와보니 싸늘하고 딱딱히 굳어버린

    콩이를 품에 안자마자 아이처럼 미친 듯이 오열해 버렸다.

    정말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후회와 미안함에 온 건물이 떠나가라 엉엉 울어댔다.

    너무 미안하고 가난한 나 자신이 너무 못나서 미칠 것만 같았다.

    돈이 없어서 어깨에 걸쳐 안고 발만 동동 굴리던 이별하루 전..


    콩이의 불안한 심장소리를 들으며 내 마음은 폭풍처럼 들끓었지만
    이별이 다가옴을 은연중 알 수밖에 없는 콩이의 무지개다리로 떠나기 전 나타났던

    마지막 죽기전 증상들을 보면서도 말로만 겨우 말로만으로밖에..

    말해줄수 밖에 없었던 나였다.
     
     
    콩아. 병원 가자. 콩아. 내 새끼 미안해. 콩아...



    그것이 그렇게 지금까지도 딱딱하게 뭉쳐버린 응어리가 되어버렸다.


    지금 콩이가 떠난 지 몇 년이 흘렀는데도 지금 이 순간 글을 쓰는 와중에도
    죄책감과 그리움에  벗어나지 못한 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후회에

    얼룩져 있는데 내가 겪고 있는 증상이 바로 펫로스증후군 이라더라.
     
    이래서 옆에 있을때 잘해주어야 하는건가 싶다.


    너무너무 마음이 슬프고 괴롭다.
    정말 꿈에서라도 너무나 그립고 보고 싶은 햇콩이다.
     
     
    어리석었던 나는 당시 알지 못했다.
     
    결과를 돌이킬 수 없다 하더라도 콩이와 더 많이 사랑 넘치는 추억 쌓고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살기 위한 마음으로 돌보았었다면 
    나 자신도 같이 돌보는 일이란 걸 나는 이때 깨닫지 못했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심장약을 먹일 수 있는 그 시간으로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그때로 다시 되돌릴 수 있다면..


    지금 태봉이에게 하듯 콩이에게도 최선을 다해주었으면
    좀 더 내 곁에서 오래 함께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내게 남은 건 자책감과 후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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